겨울철 건강 절기 음식 핵가족화 등 사회의 변화로 점점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가 희석되고 있지만 50대정도만 해도 마음속엔 집안에서도 꽁꽁 얼어붙던 빨래와 난로 속에 넣어 구워먹던 밤, 동네 언덕에서의 썰매놀이 광경 등이 아직까지 훈훈한 추억들로 남아있다. 유태인들이 수천 년 유랑하면서도 세계 최고의 민족으로 남을 수 있었던 힘의 바탕은 세대 간 격차없이 그들만의 고유 음식을 온 가족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겨울은 잊지 않고 명절과 절기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여 패스트 푸드에 익숙해진 자녀 나 가족들과 우리 고유의 풍습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이번 호에는 겨울의 절기나 명절의 특징적인 음식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며, 동지부터 하지가 될 때까지는 다시 낮이 점점 길어진다. 동지는 원래 상고시대에는 새해의 기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즉, 옛사람들의 설인 셈이었다. 동지에는 살얼음이 살짝 언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함께 멥쌀과 찹쌀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먹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팥죽 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깨끗이 씻은 팥에 충분히 물을 붓고 한번 끓인 후 물을 버린다. 새 물을 부어 팥알이 터질 때까지 푹 삶아 으깬 후 굵은체와 가는체에 받쳐 걸러 놓는다. 찹쌀가루는 끓는 팥물로 반죽하여 새알심을 만든다. 체에 거른 팥 윗물을 끓여 색이 고와지면 불린 쌀을 넣고 끓인다. 쌀이 조금 익으면 팥앙금을 넣고 다시 끓이다가 새알심을 넣는다. 새알심이 떠오르고 색이 진해지면 소금 간을 한다. 다음으로 새해 첫 명절인 설날 음식을 소개해 보자. 설날에는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는 희고 긴 가래떡을 이용한 음식을 먹는다. 떡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에는 떡국, 떡만두국, 떡볶음, 떡찜, 떡산적, 떡잡채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고기류인 갈비찜, 사태찜, 생선전, 편육, 족편, 지짐으로는 녹두빈대떡, 각색 전, 채소 음식으로 삼색 나물, 겨자채, 잡채 등 푸 짐한 음식으로 설상을 장식해 보자. 특별히 이번 설에는 우리나라 음식을 대표할 수 있는 신선로도 한번 만들어 품격있는 상차림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맛깔 난 음식 후에 집에서 직접 튀긴 약과와 식혜, 수정과 등 후식까지 준비한다면 정말 완벽한 상차림이 될 것 같다. 정월 15일은 새해 들어 처음 맞는 보름으로 정월 대보름이라고 한다. 대보름 전날 저녁에는 장수를 빌며 오곡밥이나 찹쌀, 대추, 밤, 꿀, 잣 등을 섞어 찐 약식을 지어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이명주)을 마시며, 새벽에는 부럼이라 하여 호두, 잣, 밤, 땅콩 등의 견과류를 깨물어 이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전해진다. 쌀, 차조, 차수수, 팥, 콩 등 5가지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은 다른 성(姓)을 가진 집의 밥을 세 번 이상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아진다고 하여 이웃과 나누어 먹는 좋은 풍습이 있다. 특히 복쌈이라 하여 볶은 취나물과 구운 김에 오곡밥을 싸서 먹는다. 이 날은 호박고지, 말린 가지,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의 나물을 볶아서 오곡밥과 함께 먹는다. 글_이정수 영양사(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 영양팀장) [출처] 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절기 음식|작성자 치우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