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다이어트 비만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열량보다 사용하는 에너지 량이 적을 때 생긴다. 쓰는 것보다 버는 것이 많으면 저금을 하듯 에너지 섭취가 에너지 소비보다 많으면 우리 몸의 지방은행인 지방조직에 에너지를 축적해 살이 찐다. 따라서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섭취하는 에너지량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비만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일 것이다. 이 대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어떤 이들을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반면, 어떤 이들은 물만 먹어도 살찌는 사람들이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물만 먹어도 살찌는 이들 중의 많은 사람들은 반복되는 다이어트로 체질이 바뀌어서 그런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를 해서 빨리 체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은 별다른 계획 없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실시한다. 하지만, 이런 다이어트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체지방을 줄이지 못한다. 길거리를 보면, 흔히 “2주에 10Kg로 감량보장”등의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본다. 대게 이런 곳의 다이어트는 체지방의 감소보다는 수분을 감소시켜 체중만 줄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시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 체중은 원래대로 돌아온다. 하지만 체질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에너지 소모가 줄어드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조금 먹어도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지방으로 몸에 축적된다. 이렇게 몇 번을 하고 나면, 몸은 망가지고, 계속 체중은 증가한다. 그러면, 이런 부작용을 피하면서,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는, 지혜로운 다이어트란 무엇일까? 첫째는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다. 왜 성수대교가 끊어지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가? 무리하게 빨리빨리 건물을 짓다보니 기초가 부실해서 그런 것이다. 다이어트도 그러하다. 우리나라의 조급증은 세계적인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화번호는 8282이다. 하지만, 체지방은 8282가 통하지 않는다. 체지방의 축적이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듯이 체지방의 감소도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빨리 빼면, 빨리 체중이 다시 늘어나다. 그러면 어느 정도 속도가 체중감량에 적당한가? 약 일주일에 0.5Kg정도를 빼면, 몸에 큰 무리없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1주일에 0.5kg의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열량 섭취를 하루 500㎉씩 감소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절대 굶지 말라는 것이다. 굶는 것은 체중조절의 적이다. 단식으로 인한 체중조절 성공률은 매우 낮아 체중감량 후 5년 뒤까지 체중이 유지되는 케이스는 6%에 지나지 않는다. 굶으면, 음식에 대한 욕망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음식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폭식에 빠지기 쉽다. 폭식에 빠지면, 그런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다시 폭식을 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진료실에서 보면, 망가진 자신의 모습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이런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망가진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져주면, 체중은 저절로 빠진다. 제발 굶지 말자. 세 번째는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다. 같은 칼로리의 식사를 해도, 하루 한 번 식사를 하는 사람은 하루 3번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살이 더 찐다. 식사 횟수를 줄이거나, 식사를 제 때 못하면, 우리 몸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해서 식사가 모두 지방으로 바뀐다. 흔히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분식으로 대충 때운 다음, 저녁에 화끈하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녁에 먹을 화끈한 식사를 화끈하게 지방으로 간다. 주의하자. 네 째는 반드시 다이어트는 비만전문의나 의료인의 관리감독 하에 다이어트를 실시하도록 한다. 몸의 입장에서 보면, 다이어트는 비정상적인 상태이고 응급상황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의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대한 경험이 많고 이를 잘 다룰 수 있는 비만전문의 만이 다이어트를 잘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비만은 습관 때문에 생기는 병이 자신이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잘 알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고치기는 더욱 어렵다. 여기에 비만전문의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비만전문의는 무조건 식욕억제제만 쓰는 사람이 아니고 잘못된 행동을 고쳐줄 능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