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건강컬럼



1월-서울인성내츄럴-''마음을 조절하자-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한국인의 병 화병 화가 난다,가슴에 화가 뭉쳤다, 울화가 치밀어 못 살겠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갑자기 억울한 일을 당했을때 나도 모르게 불쑥쓰는 말들이다. 이런 화(火)를 제 때 풀지 못해 가슴 속에 쌓이고 쌓이면 병이된다. 울화란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는 가운데 생기는 신경증적인 화이다. 이 울화가 원인이 되어 생기는 병이 화병(火病)이다. 특정부위에서 이상을 찾아낼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정신적, 신체적인 증상의 원인이 된다. 정신병과 달리 극심한 인격의 변화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한국인에게는 유독 많은 한국적 질병으로 세계백과사전에도 한국어 발음대로 등록된 질병이다. 화병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참는 것을 강요당하며 살아온 한국의 중년 이후 여성에게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극심한 취업난으로 젊은 사람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확대했다고 환자의 유형도 매우 다양해졌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충격만으로는 화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화병에 걸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그로 인한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화병에 노출되기 쉽다. 경제사정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외에 사업 실패, 생활고, 가정불화 등 직접적인 울화와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이는 정신적 질병인 우울증과 달리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면서 도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해소시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계속 쌓아두는 것이 주로 문제가 되어 생긴다. 화병의 신체적 증상은 두통, 얼굴의 열기, 어지러움, 입마름, 소화장애 등이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치밀어 오르고, 목이나 가슴에 덩어리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정신적 증상은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죽고 싶은 감정 등으로 나타나며, 매사에 재미나 의욕도 없고, 허무하고, 잘 놀라고, 화가 폭발하게 된다. 이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화병이 의심된다. 화는 오행 중에서 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화병이 있으면 얼굴이나 가슴의 열기, 분노,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또 불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주로 가슴 이상의 부위에서 두통, 어지럼증, 상열감, 그리고 가슴의 답답증이나 열기가 생기는 특징이 있는 것이다. 화병이 있으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져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병, 뇌졸증 등의 성인병에 걸리는 위험이 높아진다. 뇌졸증 환자와 화병의 유병률을 조사한 국내의 한 연구(1998)에 따르면, 중풍환자가 예전에 앓고 있는 질환을 조사했더니 고혈압(53.0%) 다음으로 많은 것이 화병(28.5%)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심한 우울감이나 무력감, 화의 폭발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다양하다 보니 화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얼굴에 열이 오르고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면 산부인과에서는 갱년기 장애라는 진단을 내린다. 화병의 치료는 화병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없애면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환경을 어떻게 개선하느냐 하는 것이 화병치료의 관건이다. 화병 환자가 흔히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는 것은 기가 뭉쳐 있는 것으로, 이 때는 가슴의 뭉친 기를 풀어 주어야 한다. 가슴에 뭉친 기운을 풀어 주는 데는 침이, 지속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열을 내려주는 데는 한약이 효과적이다. 주로 열을 떨어뜨리는 황련, 목단피 등의 청열약, 길경, 행인 등 기의 순환을 도와주는 이기약, 당귀, 숙지황, 구기자 등 화의 억제를 위해 수를 도와주는 자음약, 모려,산조인 등이 많이 처방된다. 양방에서는 부부치료, 가족치료를 포함한 정신과적 치료를 위주로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